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純白의 美 : 스미는 여백

권대섭, 양성훈
Jan 18 — Feb 8, 2024 | Apsan

지난해 3월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는 한국의 조선 백자 달항아리가 한국미술 최고가를 기록하며 두둥실 떠올랐다.


‘...어찌하여 사람이 이러한 백자 항아리를 만들었을꼬..,지평선 위에 항아리가 둥그렇게 앉아있다.굽이 좁다 못해 둥실 떠 있다.‘“둥근 하늘과 둥근 항아리, 푸른 하늘과 흰 항아리가 틀림없는 한 쌍이다.”라는 시를 읊으며 목화처럼 따사로운 백자, 두부살처럼 보드라운 백자 항아리를 박물관장 최순우와 화가 김환기는 아끼고, 안고, 즐겼다.


김환기 화백은“나의 그림은 항아리의 영혼이다.


여전히 항아리를 그리고 있는데, 이러다간 종생 항아리 귀신이 될 것만 같다.” 고 행복한 비명을지를 정도였다고 한다.백항아리로 불리우던 싱거운 이름을 「달항아리」 라는 푸근하고 아름다운 이름으로 붙여준 사람이바로 영원한 박물관장 최순우와 현대미술의 거장 김환기였다. 근대 화단의 대표적인 작가 중에서 항아리를 즐겨 그리던 도상봉 화백은 자신의 호를 도천(陶泉)으로 짓기도 했다.최순우의 대를 이은 김원룡 관장은 “달항아리의 미학은 캐고 따지지도 말고 그냥 느껴야지 느끼지못한다면 아예 말을 말아라.” 라고 하였다.


영국인 도예가 ‘버나드 리치’는 1935년 한국을 방문 했다가 조선의 달항아리를 수집해 가면서 “나는 행복을 안고 갑니다.” 라는 말을 남겼다. 그에게 행복을 안겨 주었던 달항아리는 버나드의 곁을평생 지키며 함께 하였다. 그 항아리는 지금 대영 박물관에서 자태를 뽐내며 한국관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파란 눈의 서양 소설가 ‘알랭 드 보통’은 저서 「영혼의 미술관」에서 한국의 백자 달항아리를 예찬하며 겸손의 미덕을 이야기하고 있다. 항아리 표면에 난 흠은 불완전한 유약을 머금고, 가마 속에서 뜻하지 않게 비대칭의 윤곽을 지녔는데 그런 것에 전혀 개의치 않고 기품이 있다. 달 항아리는자신을 특별한 존재로 내세우지 않는 지혜가 담겨져 있은데, 이는 궁색한 것이 아니라 지금의 존재에 만족하는 것이다.


세계적인 거장 이우환은 백자 항아리에 바람 닮은 붓질을 하였다. 


고미술 애호가였던 故 박서보 화백은 안목 있는 후배에게 “권대섭 선생 백자가 왔는데 아주 그럴듯 하니 구경하러 와요.”라고 하면서 전화를 끊으셨다. 통화의 주인공 가나재단 이보름 씨는 고 박서보 선생님과 함께 볼 수 없음에 매우 안타까워하며 이 내용을 칼럼에 기고 하였다. - 아르떼 칼럼에서 -


숯의 작가 이배는 현재 고향인 청도 박물관에 아끼던 옛 고전 유물과 함께 권대섭작가의 달항아리를 기증하여 기념전을 열고 있다.방탄소년단 RM 김남준은 권대섭의 달항아리를 안는 모습으로 전 세계에 기품있는 우리의 달항아리를 알렸다.왜 이러한 수 많은 거장들은 달항리에 빠졌던 걸까?! 저희 동원화랑에는 오랜 시간 함께 걸어온 달항아리를 만드는 작가 권대섭과 달항아리를 그리는양성훈 작가가 있다.권대섭 작가는 “달항아리는 완벽한 추상이다. 다음 가마에서 귀신이 곡할 항아리를 기다리며 또다시 흙을 만진다.”고 하였다. 언젠가 권대섭 작가와 함께 가마에 불을 지펴보았다. 절정기에 오른 가마 속 안을 들여다 보았더니, 절창을 부르듯 무섭게 타오르던 불꽃들은 사라지고, 오롯이 하얀 빛과 파란 빛 만이 요속을 휘감았다. 이때 백색의 항아리는 비틀거리며 휘청이고 있었고, 이를 본 순간 “아~ 달항아리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탄생이로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경이로운 경험으로 나는 달 항아리의 매력에 더욱 깊게 빠지게 되었다. 


양성훈 작가의 달항아리 그림은 수없이 반복된 사포질과 켜켜이 쌓이는 수많은 붓질 속에서 완성된다. 캔버스에 스며든 그립고 푸근한 빛깔은 단연코 직접 보아야 그 깊이를 알 수 있다.2024년 청룡의 새해가 밝았다.지금 갤러리 동원 앞산에는 정월의 보름달들이 내려 앉는다.도예가 권대섭과 양성훈 화가의 純白의 美 - 스미는 여백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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